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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예찬

 

평온한 주택살이를 꿈꾸며 아파트를 떠나 2층 주택을 짓고, 네 번째 계절을 맞이했다. 자작나무와 화이트컬러 마감으로 완성한 따뜻한 집, 가족들의 건강한 기운이 그대로 전해지는 붉은 벽돌집을 찾았다.

에디터 이하나포토그래퍼 임태준




대부분이 그러하듯 이 가정도 빌딩숲으로 출근하던 남편이 한적한 삶을 누리고 싶은 마음에 주택살이를 계획했다. 아이들이 어릴적에는 교외에 주말주택을 얻고 텃밭을 가꾸면서, 일주일에 한번 땅을 밞았지만 두 아이 모두 바쁜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이도 여의치 않아 과감히 아파트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 작년 11월에 내 집을 짓고 들어와 벌써 네 번째 계절을 맞이한 지금, 여유가 묻어나는 편안한 얼굴의 집주인을 마주하니 주택살이 소감은 묻지 않아도 감지할 수 있다. 아파트에 살면서 누리지 못했던 것을 즐길 수 있는 집을 짓자고 결심한 집주인 부부는 건축주의 취향을 십분 이해하며, 반영하는 세심한 배려가 보이는 디아키즈를 시공사로 정하고 인생 일대의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집 안에서 마당을 내다볼 수 있고, 채광을 최대한 살린 따뜻한 집을 짓고 싶었어요. 외관도 따뜻한 색감의 붉은 벽돌을 선택했죠. 벽돌을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쌓고, 내후성 강판으로 포인트를 주니 모던하면서 개성 있는 비주얼이 완성됐어요.”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에 좋은 작은 마당은 철망 안에 돌을 채워 만든 게비온으로 적당히 프라이버시를 보장했다. 1층은 가족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 위주로, 2층은 가족의 개인적인 공간 위주로 구성했다. 이 집에서 발견한 재미 중 하나는 현관에서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공간이 시원하게 오픈된 주방이라는 것. 기다랗게 놓인 아일랜드 식탁은 가족들이, 집을 찾은 손님들이 거실보다 더 즐겨 찾는 공간이다. 거실은 천장 장식으로 포인트를 주고, 거실과 서재를 가르는 벽 가운데를 뚫어 에탄올 난로를 들였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마치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오픈형으로 만들어 답답함을 없앴고, 2층에 위치한 딸과 아들 방은 각각 핑크와 블루로 꾸몄다. 길게 놓인 2층 복도를 따라 걸으면 제일 안쪽에 부부 침실이 보인다. 창을 통해 마당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뷰는 주택살이가 주는 선물이다.



1,2층 모두 화이트 마감에 계단과 문, 바닥은 밝고 내추럴한 자작나무를 사용하고 , 창을 많이 둬 집 안이 전체적으로 따뜻해 보이는 것은 물론, 시원스럽게 탁 트인 느낌이 아파트와는 사뭇 다르다. 집 안 곳곳에는 발품 팔아 구입한 가구와 소품, 가구 공방에서 직접 제작한 가구들로 심플하게 채워 넣었다. 3층 옥상에는 지인들, 주택에 살며 생긴 이웃들과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고, 미니 텃밭도 만들었다. “막연히 주택에 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지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에요. 정말 어렵고, 조심스러운 작업이에요. 하지만 어디 하나 내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으니까 그만큼 애착이 가죠. 집을 지으면서 가족애도 더 든든해졌어요. 무엇보다도 도시의 삶에 찌들어 있던 남편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좋네요. 불면증도 사라졌대요.” 집을 짓다 보면 누구나 욕심이 생긴다. 집주인도 그랬다. 1층에도 방이 하나쯤 있었으면 했고, 2층에도 미니 가족실과 베란다가 있었으면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을 생각해서 과감히 포기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했다 싶다. 여유 공간을 좁히고, 살림을 더 늘리면 아파트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에서다.

집이 남서향이라 하루 종일 빛을 받아요. 계절에 따라, 시간 차에 따라 빛이 들어오는 정도가 달라지는데 요즘은 점심때쯤 채광이 가장 좋더라고요. 하루 중 주방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데, 설거지 끝내고, 아일랜드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렇게 마음이 편해질 수가 없어요. 이게 행복이다 싶죠.”

출처 Maison 2012.10